방송프로그램

극한직업 - 안강망 선원 못다한 이야기

imagin 2009. 3. 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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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설날 무렵에 극한직업 첫 아이템인 조기잡이를 연출한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나고 있다.
1월 동중국해에서 황금조기를 잡기위한 유자망 선원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붕장어통발잡이,갈치주낙잡이,오징어잡이 이번에 방송될 안강망선원까지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소개할수 있었던 보람있는 시간들이었다.

연근해 안강망

안강망 조업모습

안강망 작업

갑판에서 어장을 올리는 작업


우리는 선원,어부들의 모습을 고향은 지금 6시 내고향을 비롯해서 아침방송이나
데일리 오후 프로그램에서 볼수 있다.
대부분은 촬영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하루 이틀 안에 촬영을 마무리하고 편집 방송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출어를 떠나는 선원들의 모습을 TV 에서 보기 힘들다.

바다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잡아내고 그것을 가지고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모습
늘 익숙한 모습들이다.

그렇지만 유가폭등과 어획량의 감소로 힘들어 하는 어민들의 모습은 뉴스에서나
접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어민들의 안타까운 현실은 반영되지 못한다.

힘들어 하고 어려운 부분들은 감춰지고 흥미로운 소재로서 각광받는것이 고작이다.

안강망 양망 모습

안강망 어장을 끌어올리는 모습

안강망 선원

갑판장 작업모습

안강망 그물작업

안강망 그물작업 선원

안강망 선원

안강망 선원 더위에 힘들어 한다.



첫 아이템으로 조기잡이 촬영을 임했을 때는 배멀미를 안하는 이유와 싱싱한 회맛을
볼 수 있다는 마음에 부풀어 배에 올랐다.

하루 나갔다 들어오는 작은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최소 32톤의 유자망 배부터 82톤 안강망배까지
어업장소는 제주근해부터 동중국해까지
촬영일수는 대략 일주일 정도로 배를 타고 선원들의 일상을
연출없이 24시간 밀착해서 촬영했던 것이다.

동중국해에서 풍랑주의보 발령되고 파도 높이가 3미터이상 되자
배 뒷전을 때리는 파도 때문에 배는 놀이공원의 바이킹처럼 상하로 요동치는데
중심을 잡지 못하면 서 있기 조차 힘들다.

용변을 봐야하는 화장실이 제대로 갖추어진 배는 많지 않다.
대부분 배 후미에 엉덩이를 붙일 만한 크기의 화장실에서 용변을 해결한다
소변은 그냥 배 이곳저곳에서 자유롭게 볼수 있지만
큰 것을 볼때면 중심잡기가 어려워서 부담스럽게 변을 봐야한다.

처음에는 이것때문에 2-3일 용변을 참은 일도 있다.

오징어 잡이 배는 아예 화장실이 없어 배 위에 난간을 잡고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파도가 크게 칠때 용변보다가 바다에 휩쓸려가는 죽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안강망 갈치

안강망에서 잡은 갈치

안강망 갈치들

안강망 작은 갈치

어묵재료가 된다

안강망 작은 갈치는 어묵재료

안강망에서 잡은 갈치들

주낙에서 잡은 갈치에 비해 은빛이 상처가 났다



잠자리 역시 불편하기 그지없다.
선원들 숙소는 배 가장 아랫쪽에 2-3평 크기이고 마치 관 모양에 목조 2층침대에서
잠을 청한다.성인 한 사람을 누울수 있는 아주 협소한 공간에서 자는데 난방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겨울에는 추위에 떨면서 잠을 청한다.

조기잡이 유자망 촬영때는 오리털파카을 입고 몇겹을 끼어입고 자야했다.
붕장어통발배의 경우는 개인이 작은 전기장판을 깔고 자는데 그 또한 여유분이 없어
얇은 이불에 의존해서 자야했다.

그래도 배를 타면 좋은 점은 역시 식사를 풍성하게 할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잡아올린 갈치 회를 비롯해 고등어 회,민어회,오징어 회,등등
배마다 화장(음식만드는 선원)이 있는데 요리솜씨가 대부분 뛰어났다.
화장은 일반선원과 같이 일을 하면서 음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고
신경도 많이 써야 하고 때문에 일반 선원에 비해 월급에서 조금 더 지급된다.

배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먹고 싶었던 것은 과일이다.
출어하기 전에 시장에서 음식을 준비하는데 과일만은 준비하지 않는다.

싱싱한 과일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인 것이다.

안강망 어장용 닻

안강망 어장투망용 대형닻

안강망 갈치을 빼낸다

안강망 선원 그물에서 갈치를 따낸다

안강망 어장 손질

안강망 어장을 손질하는 선원

안강망 어장보수 작업

안강망 어장을 보수하는 기관장



선주님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치솟는 면세유 값보다도
선원들을 구하는 일이다.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뱃일을 기피하고
50대 60대 나이든 선원들과 외국인 선원들이 배에 오른다.

추석과 설날때에 6개월 동안 조업한 성과를 경비를 제외하고
선주,선장,선원들이 일정한 비율로 분배 받는다.

고기를 많이 잡아 만선이 되면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지만 고기를 못 잡으면
최저생계비도 챙겨 갈수 없기 때문에 항상 불안정한 생활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젊은 사람들이 한달에 20일 정도 육지를 떠나 바다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고 대부분 대도시로 떠나는 것이다.

그 자리를 외국인 선원들이 메꾸어 준다.
중국인 선원,인도네시아 선원들...
언어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일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최근에는 여수 안강망 수협이나 통영 근해 통발수협은
선원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보합제를 변형해서 연봉제에 성과급을 포함한
급여체계로 바꾸었다.

뱃사람들은 가장 정직하게 살아가는 분들이다.
노동에 대한 댓가는 정직하지 못하다.
서민들의 밥상에 오르는 생선이라서 어가(물고기 가격)는 10여년 전과 같고
경비는 몇배로 오르고 있다.

수산업은 생산자가 가격을 정할수 없는 구조다.
기름값과 원자재 값이 오르면서 라면값이니 밀가루 값이니 생활필수품의 가격은 오르지만
생선가격은 기름값이 올랐다고 해서 생산자인 선주,선원들이 올려서 받을 수 없다
중간 도매인들이 가격형성을 좌지우지 하기 때문에
오히려 출항 경비도 못 벌어 적자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선원들의 고생의 댓가가 오히려 중매인의 몫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결국 고생해서 잡은 고기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것이 문제이다.

여수 안강망

안강망 대형 닻

배 뒷편에서 그물작업

배 뒷편에서 그물올리는 작업

안강망 그물

안강망의 대형그물



선원들이 직업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연근해 어업의 변화가 필요하다.

앞으로 연근해 어업의 변화가 없다면
점점 배 타는 선원들은 줄어들 것이고 선주 또한 더 이상 출항하지 않을 것이다.

몇년 뒤에는 선원들의 모습을 동영상과 사진으로만 기억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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